절집 이야기/사찰벽화

[사찰벽화]도림선사

해목령 2015. 7. 19. 12:00

도림선사와 백낙천

 

▲경주 안강읍 근계리 [용운사]

 

 

▲통영 미륵사


당나라 백락천(백거이)이라고 하면 유명한 시인이요 뛰어난 경륜을 지닌 정치가이기도 하다.

그가 본래 학식과 총명이 뛰어난데다 벼슬이 자사의 지위에 올라 자못 그 우월감에 충만해 있었는데 한때 그가 항주(杭州)의 자사로 부임한 후의 이야기이다.

 

하루는 그리 멀지 않은 사찰에 도림선사(741-824)라고하는 이름난 고승이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백락천이 내가 한번 직접 시험해 보리라 작정하고 선사가 머물고 있다는 절로 수행원을 거느리고 찾아갔다.

도림선사는 청명한 날이면 경내에 있는 오래된 소나무 위에 올라가 좌선을 하곤 했다.

 

마침내 백락천이 도림선사를 찾아온 날도 나무 위에서 좌선을 하는 중이었다.

백락천이 나무아래 서서 좌선하는 스님의 모습을 올려다보니 아슬아슬한 생각이 들어 ‘선사의 모습이 너무 위험합니다.’하고 소리치니 선사가 아래를 내려다보며 ‘자네가 더욱 위험하네!!’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듣고 있던 백락천이 어이없어하면서 ‘나는 벼슬이 자사에 올라 강산을 진압하고 또 이렇게 안전한 땅을 밟고 있는데 도대체 무엇이 위험하단 말이요?’ 하고 대꾸하는 것이었다.

 

선사는 그가 학문과 벼슬에 자만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이 기 회에 교만한 마음을 깨우쳐주기 위하여 곧바로 쏘아 부쳤다.

‘티끌 같은 세상지식으로 교만한 마음만 늘어 번뇌가 끝이 없고 탐욕의 불길이 쉬지 않으니 어찌 위험하지 않겠는가?’

백락천은 자기의 마음을 훤하게 꿰뚫어 보는 듯한 눈매와 자기가 자사라는 벼슬에 있음을 알면서도 당당하게 자기 할 말을 다하는 기개에 눌려 ‘제가 평생에 좌우명을 삼을 만한 법문을 한귀절 듣고싶습니다.’ 하고 애초에 선사를 시험하려 했던 불손한 태도를 바꿔 공손한 자세로 가르침을 청했다.

 

‘ 제악막작(諸惡莫作)=나쁜 짓을 하지 말고, 중선봉행(衆善奉行)=착한 일을 받들어 행하라.’ 이 같은 대답에 대단한 가르침을 기대했던 백락천은 '그거야 삼척동자라도 다 아는 사실이 아니오’하고 신통치 않다는 듯이 말하니 선사는 침착한 어조로 다시 말했다.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지만 팔십 노인도 행하기는 어려운 일이네’

이 말을 들은 백락천은 비로소 깨달은 바가 있었다.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아무 쓸모가 없다.

그 가르침을 실천하여 인격화되지 않으면 아만과 번뇌만이 더할 뿐 진리의 길에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 한다는 것을 ...

그리하여 당대의 문장가며 정치인인 백락천은 그 자리에서 도림선사에게 귀의하여 불법의 수행을 돈독히 하였다고 한다.

 

 

 

 

 

 

(간추림!!)

중국 당나라때 나뭇가지 위에 앉아 선에 든다하여 ‘새둥지’라는 뜻의 [조과]로 잘 알려진 지도림선사가 있었다.

당대의 유명한 지식인 백거이가 선사를 찾아와 물었다.

“어떤것이 불법의 뜻 입니까?”
조과선사는 ‘칠불통계’의 가르침을 들려 주었다.

그러자 백거이는 웃으며 말했다.
그것은 세살먹은 어린애도 아오
나무 위에 앉아 있던 선사가 백거이를 타이르듯 말했다.
세살먹은 어린애가 알지는 모르나 여든 된 노인도 그것을 실천하기란 어렵습니다.

그렇다. 생각만으로는 쉽다. 그러나 단순한 진리도 그대로 실천해 옮기기는 어렵다.
불자들은 이를 위해 정진하고 또 정진해야 한다. 억지로 하라는 것은 아니다.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어야 한다.

 

[칠불통계]
諸惡莫作(제악막작) 모든 악을 짓지 말고, 衆善奉行(중선봉행) 모든 선을 힘써 행하여
自淨其意(자정기의)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이 하라
是諸佛敎(시제불교)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중국 낙양 백거이 묘소]